
이 글은 영화의 결말과 주요 반전을 포함합니다
마티 슈프림(Marty Supreme)을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천장만 바라봤습니다. 149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스포츠 영화가 아닙니다. 야망과 자존심, 그리고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는 한 남자의 성장기예요. 탁구라는 소재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티모시 샬라메가 보여준 눈물은 2025년 최고의 연기 순간으로 기억될 겁니다. 그 장면 하나로 이 영화의 모든 것이 설명됩니다.
영화 기본 정보
| 제목 | 마티 슈프림 (Marty Supreme) |
| 감독 | 조쉬 새프디 (Josh Safdie) |
| 출연 | 티모시 샬라메, 기네스 팰트로, 오데사 아지온, 프란 드레셔 |
| 장르 | 드라마, 스포츠 |
| 개봉 | 2025년 12월 25일 (미국) |
| 러닝타임 | 149분 |
| 평점 | ⭐ IMDb 8.3 |
| 배급 | A24 |
언컷 젬스의 조쉬 새프디 감독이 형 베니와 헤어진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단독 연출작입니다. 2025년 골든글로브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1952년 뉴욕, 탁구에 미친 남자의 시작

영화는 1952년 뉴욕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서 시작합니다. 마티 마우저(티모시 샬라메)는 삼촌 머레이의 신발 가게에서 일하는 평범한 판매원이에요. 하지만 그의 머릿속은 온통 탁구 생각뿐입니다.
영화 오프닝부터 강렬합니다. 마티는 어린 시절 친구이자 유부녀인 레이첼(오데사 아지온)과 가게 뒷방에서 관계를 맺어요. 이어지는 오프닝 크레딧은 충격적이게도 수정 과정을 현미경으로 보여주다가 탁구공으로 변하는 장면입니다.

이 오프닝 시퀀스가 영화 전체의 복선이라는 걸 결말에서야 깨닫게 됩니다. 마티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암시하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따로 있습니다.
런던에서 도쿄까지, 마티의 몰락과 굴욕

마티는 영국 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700달러가 필요합니다. 삼촌이 월급을 주지 않자 그는 가게 금고를 털어버립니다. 여기서부터 마티의 선택들이 점점 극단으로 치닫기 시작해요.
런던에서 마티는 헝가리 챔피언 벨라 클레츠키를 꺾고 결승에 진출합니다. 그러나 일본의 코토 엔도에게 패배하며 꿈이 좌절돼요. 이 패배는 마티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듭니다.

런던 체류 중 마티는 리츠 호텔에서 전직 여배우 케이 스톤(기네스 팰트로)을 유혹합니다. 그녀의 남편 밀턴 록웰은 잉크펜 사업으로 큰돈을 번 재벌이에요. 마티는 이 인연이 자신을 구원해줄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록웰이 제안한 조건은 충격적입니다. 도쿄 전시 경기에서 일부러 져야 한다는 것. 마티는 분노하며 거절하지만, 결국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립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레이첼의 임신과 마티의 도피

뉴욕으로 돌아온 마티를 기다리는 건 경찰입니다. 삼촌이 금고 절도를 신고한 거예요. 샤워 중에 체포당할 뻔한 마티는 욕실 창문으로 탈출합니다.
도망치던 마티는 8개월 차 임신한 레이첼과 마주칩니다. 레이첼은 아이가 마티의 아이라고 말하지만, 마티는 끝까지 부인합니다. 그는 책임을 회피하고 도망칩니다.
이후 마티의 삶은 완전히 무너집니다. 우연히 범죄자 에즈라(아벨 페라라)의 개 모세스를 맡게 되고, 그 개를 잃어버리면서 더 큰 문제에 휘말려요. 케이에게서 훔친 목걸이는 가짜 보석이었고, 레이첼의 멍든 눈도 사실 화장으로 꾸민 연기였습니다.
마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이용하거나 속이고 있었어요. 하지만 가장 큰 사기꾼은 다름 아닌 마티 자신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마티가 미워지다가도 응원하게 되는 이상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공개 굴욕과 총격전, 그리고 도쿄행

결국 마티는 록웰에게 무릎을 꿇습니다. 도쿄행 비행기 표를 얻기 위해 부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패들로 엉덩이를 맞는 굴욕을 감수해요. 149분 내내 허세 부리던 마티가 처음으로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비극은 계속됩니다. 에즈라가 레이첼을 납치해요. 개를 찾으러 뉴저지 농가로 향하던 일행은 총격전에 휘말립니다. 에즈라와 농부 모두 사망하고, 레이첼은 총에 맞습니다.

마티는 총상을 입은 레이첼을 병원에 데려다주고는 그대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요. 출산을 앞둔 연인을 두고 떠나는 이 장면에서 많은 관객들이 마티를 욕했을 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도쿄에서의 반전, 마티의 선택

도쿄에 도착한 마티는 세계선수권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습니다. 전시 경기가 그의 유일한 기회예요. 록웰과의 약속대로 엔도에게 져야 합니다.
마티는 처음에 약속대로 집니다. 하지만 록웰이 추가로 요구한 굴욕, 돼지에게 키스하라는 조건을 듣는 순간, 마티 안에서 무언가가 폭발합니다.
마티는 일본 관객들 앞에서 진실을 폭로해요. 방금 경기가 조작이었다고. 그리고 엔도에게 진짜 재경기를 요청합니다. 마티는 모든 것을 걸고 엔도를 꺾습니다.
이 승리로 마티는 록웰에게 버림받습니다. 귀국 비행기도 없어요. 하지만 그의 경기를 본 미군 병사들이 그를 군용기에 태워줍니다. 챔피언십 타이틀도, 돈도, 명예도 없는 승리. 하지만 마티가 처음으로 자존심을 지킨 순간입니다.
결말의 의미, 왜 마티는 울었을까

뉴욕에 도착한 마티는 곧장 병원으로 달려갑니다. 레이첼은 조산했지만 아이와 함께 회복 중이에요. 마티는 레이첼의 귀에 대고 처음으로 말합니다. "사랑해."
그리고 신생아실로 향합니다. 간호사가 보여주는 아기를 보는 순간, 149분 동안 허세로 무장했던 마티가 무너져 내립니다. 눈물이 터지고, 이어 차분해집니다. 아기와 눈을 맞추며 영화는 끝납니다.
Tears for Fears의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가 흐릅니다. 오프닝의 "Forever Young"과 정반대의 메시지예요. 영원히 젊고 싶었던 소년이 드디어 어른이 된 순간입니다.
마티는 세계 챔피언이 되지 못했습니다. 돈도 못 벌었고, 명예도 없어요. 하지만 처음으로 자신보다 중요한 존재를 발견했습니다. 이것이 진짜 승리가 아닐까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꼭 봐야 할 사람
언컷 젬스나 굿 타임을 좋아했다면 필수 관람입니다. 조쉬 새프디 특유의 질주하는 긴장감과 불안함이 가득해요. 단, 결말은 기존 작품들보다 훨씬 희망적입니다.
티모시 샬라메의 진정한 연기력을 보고 싶은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듄이나 웡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에요. 밉다가도 응원하게 되는 복잡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습니다.
비전형적인 스포츠 영화를 원한다면 정답입니다. 탁구 장면도 정말 인상적이었지만 인간 군상의 드라마가 더 강렬해요.
비추천 대상
전통적인 스포츠 감동 영화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승리의 기쁨보다 패배와 굴욕이 더 많아요. 또한 149분이라는 러닝타임과 수많은 서브플롯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마티 슈프림은 2025년을 대표하는 영화가 될 겁니다. 야망과 허세로 가득했던 청년이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되는 이야기. 탁구라는 독특한 소재와 조쉬 새프디의 연출, 그리고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가 완벽하게 어우러졌습니다.
특히 마지막 신생아실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겁니다. 결국 사람을 바꾸는 건 승리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걸 보여주니까요.
📍 언컷 젬스 (Uncut Gems, 2019)
조쉬 & 베니 새프디의 전작. 아담 샌들러의 커리어 하이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 굿 타임 (Good Time, 2017)
로버트 패틴슨 주연. 새프디 형제의 스타일을 처음 확립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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