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초, 나와 남편은 한국에 가서 나의 가족들과 친척분들을 만나 인사를 드렸다.
우린 따로 결혼식을 하진 않았지만 가족들 앞에서 사랑을 맹세했던 그 날을 결혼 기념일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결혼식은 일단 돈을 모아서 여건이 되면 하고 싶다. 나는 내 부모님과 시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참석을 못하신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시부모님께 사정이 있어서 현재 결혼식을 한다고 하면 참석을 못하시기 때문에 나중으로 미루는 중이다.
작지만 소박하게 서로에 대한 서약을 한지 벌써 1년이 되었다.
나는 기념일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으로 선물 주고 받는 것도 좀 부담스러워 한다(사실 내가 아직 취준생 신분이라 더 부담ㅠ). 그래서 이 날 아침에 남편에게 1주년 축하한다고 하고 할 일을 했다.
남편의 퇴근 시간에 맞춰서 음식 쓰레기를 버리러 내려갔는데, 남편과 딱 마주쳤다.
이런, 남편이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내가 망쳐버렸다ㅠㅠ
그냥 집에 가만히 있을걸.. 미안해 남편..
남편은 그래도 첫 결혼 기념일인데 좋은 곳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자고 제안을 했고, 내 대답은 당연히 YES!
남편이 준비한 디저트와 꽃을 집에 놓고 후딱 옷 갈아입고 바로 외식하러 나갔다.
SAKAE Sushi & Grill
우리의 Go-to place는 바로 이 곳!
Bay Area는 물가가 너무 비싼 편이라 외식을 잘 안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가끔 정말 맛있는 스시를 먹고 싶다?! 바로 여기로 온다.
Sakae Sushi는 가격대가 있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굉장히 비싼 편은 아니다. 딱 reasonable한 가격이니까 제발 여기 와주세요..ㅠ 강추강추!
사진에 잘 담기지 않았지만, 실제로 보면 스시 때깔이 장난 아니다. 특히 연어뱃살과 장어스시는 정말 입에 넣자마자 바로 녹는다.
우리의 결혼기념일을 기념하기에 딱 좋은 장소였다. 사랑해 남편!!
사케까지 야무지게 마셔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디저트까지 뿌시고 장미 향을 맡으며 남편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남편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남편은 지난 4년의 연애 기간보다 지난 1년동안 나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아가게 되었던 것 같다고 한다.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인 듯 싶었다. 함께 살게 되면서 몰랐던 디테일한 습관들과 생각 등이 있었다. 우린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생활을 하며 서로가 더 돈독해질 수 있었던 1년이었다. 앞으로도 서로 많은 대화를 통해서 이해하고 배려하며 살아가길 바라며 자그맣게나마 우리의 미래 계획을 세웠다. 기념일 따위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나는 오늘도 남편을 통해서 한층 성장한 느낌이 들었다. 이러니 남편을 사랑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다. 남편 너무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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